트럼프가 연일 그린란드를 가지고 희한한 소리를 하고 있다. 저렇게 무리하면서까지 그린란드를 가지려는 이유로 북극항로, 중국 러시아의 위협, 그린란드의 희토류가 그 이유라고 사람들은 추측하곤 한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다른 이유도 딱히 그럴싸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린란드의 희토류도 적절한 변명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우크라이나 광물협정 때 희토류를 가지고 떨던 호들갑이 연상된다. 그 이유를 살펴 보겠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합병해야 희토류를 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어떤 근거가 필요할까?
(1) 미국이 필요로 하는 희토류는 그린란드에만 있고
(2) 희토류 채굴 과정에서 막대한 환경오염이 뒤따르며
(3) 그린란드는 환경 문제로 광산 개발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합병한 후 강제로 광산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라는 가정이 필요하다
광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희토류 채굴 시 많은 오염물질이 발생한다는 것은 비교적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서는 단순히 환경오염 때문에 그린란드에서 희토류를 채굴하기 힘들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지금도 미국의 mountain pass 광산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규모로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관련글 https://www.fmkorea.com/9380620880).
후진국이나 중국에서만 채굴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환경오염이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지 살펴보려면 현지주민과 그린란드 정부의 입장을 살펴봐야 한다.
그린란드에는 잘 알려진 광상이 두 개가 있다. 하나는 크바네펠트 광상이고 다른 하나는 탄브리즈 광상이다

(크바네펠트. 출처 : https://etransmin.com/kvanefjeld-project/)

(탄브리즈. 출처 : https://tanbreez.com/project/mine-location-area/)
크바네펠트 광상의 주력광물에서는 경희토류를 생산할 수 있다. 지난글들에서 여러번 밝혔듯이 미중 희토류 분쟁의 핵심원소는 중희토류다. (관련글 : https://www.fmkorea.com/9367528203) 경희토류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중희토류도 중희토류 수급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핵심 타겟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크바네펠트의 광물은 방사능원소도 다량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린란드 정부는 2021년, 환경 문제로 크바네펠트의 개발을 중지시켰다. 이 경우는 환경오염이 직접적으로 문제가 된 케이스다.
다음으로 탄브리즈 광상이다. 전체 희토류 원소에서 중희토류의 비율이 27%에 달해 비교적 높은 수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희토류를 수급할 수 있는 광상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그린란드의 희토류 광물자원도 여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탄브리즈의 상황을 알아봐야 한다.
탄브리즈 광상에 대한 채굴허가는 진작부터 내려져 있다

(출처 : https://govmin.gl/2020/08/tanbreez-is-granted-an-exploitation-licence/)
2020년, 그린란드 정부는 탄브리즈 지역에 대한 채굴허가를 내렸으며 2024년에 기한을 연장했다.
이 광물지대를 소유한 Critical Metals는 2028년이 되기 전에 채굴을 시작하면 된다.
큰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그린란드 정부가 탄브리즈 일대에 대한 채굴을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린란드 정부가 덴마크로부터 재정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광물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려고 한다는 소리도 언뜻 들리는 듯 하기도 하다.
정부의 독단적인 결정에 불과하며 현지 주민이 반대할 가능성은 없을까?
26년 1월 8일에 나온 국제전략연구소의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탄브리즈(Tanbreez) 프로젝트는 크바네펠트(Kvanefjeld)와 대비되는 유용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지질학적 요인도 작용했지만, 탄브리즈는 지역 사회와의 참여형 소통 및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교류, 그리고 지역 경제에 미칠 이익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2013년, 이 프로젝트는 어업, 사냥, 농업 및 관광업에 종사하는 65명 이상의 주민 인터뷰를 포함한 '지역 이용 현황 조사'를 완료했으며, 투명성과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공청회를 병행했습니다. 또한, 건설과 생산 단계 모두에서 인력의 90%를 현지에서 채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비록 이러한 노력들이 약 15년 전에 이루어졌고 그 사이 프로젝트의 소유권도 바뀌었으나, 이는 지속 가능한 사회적 영업 허가(Social License to Operate)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린란드에 투자하려는 미국 및 서구 기업들에 있어, 지역 사회의 참여를 바탕으로 설계된 유사한 소통 관행과 신뢰할 수 있는 지역 경제 기여 약속은 필수적입니다.
(출처 : https://www.csis.org/analysis/greenland-rare-earths-and-arctic-security)
희토류가 오염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현지 주민은 탄브리즈의 개발에 호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건설과 생산 단계에 현지 주민을 참여시키는 것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탄브리즈의 희토류 광물인 유디알라이트는 다른 희토류 광물 자원인 모나자이트, 제노타임, 바스트나사이트와는 달리 방사능 원소의 함유량이 적다. 따라서 다른 희토류 자원에서 발생하곤 하는 방사능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채굴이 아니라 정제과정이 진짜고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이 진짜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지난 글에서 살펴봤다시피 미국은 그린란드가 아니라 자국내에 정제공장을 추진하고 있으며(관련글 : https://www.fmkorea.com/9392959650) 탄브리즈를 개발하는 회사인 crml은 루마니아와 사우디에 정제공정을 마련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그린란드에서 희토류를 분리할 계획은 당장은 없다.
(운송을 위해 희토류 광물에서 희토류 원소를 농축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다음글에서는 이 탄브리즈 프로젝트가 정말 미중 희토류 분쟁을 해결할 현실적이고 빠른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
요약
그린란드 합병 안 해도 채굴하게 해준다
희토류 채굴 시키려고 감금 납치 협박할 필요 없다
